셜존짐/중편/파이트클럽AU

 

 "내가 왜 네 집을 폭파했는지 알아?"

 

 나는 다소 멍한 채로 그의 말을 들었다. 문장이 분해되고 문장 안에 속한 단어가 분해되고 단어 안에 속한 각각의 음절이 분해되고 알아볼 수 없는 가루가 되어서 귀에 쏟아부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간신히 짐이 말한 것을 이해했을 때 나는 그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었고 뒤에서는 누군가가 내 목에 마취 주사를 놓았다.

 

*

 

 깨어나보니 짐 모리아티의 집이다.
 목에는 아직도 주삿바늘이 꽂힌 듯 욱신거린다. 박으려면 제대로 박을 것이지, 조그맣고 빨간 구멍이 난 그곳은 당분간은 퉁퉁 붓고 멍이 들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침대를 박차고 나와 짐 모리아티를 찾았다.
 그는 사라졌다.
 견딜 수 없는 소음을 내던 그의 패거리들은 그대로이다. 여전히 그들은 시끄럽고 분주하게 짐이 지시한 비밀스런 작업을 이행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단체로 먹고, 자고, 일한다. 나만 빼고 이 집은 활기가 넘친다. 땀냄새와 숨소리로 꽉 차 있다. 사람들이 움직이니 집도 흔들린다.
 '짐 모리아티'라는 행성에서 이 '우주 원숭이'들이 날 가둬버린 느낌이다.

 

*

 

 난 혼자다.
 마이크로프트 형은 내게 연락하지 않는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가 내 인생에 간섭하길 원치 않아왔지만 그 염원이 이루어지자 이것이 잘된 일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

 

 3일간 식사를 하지 않았다. 공복은 정신을 명료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짐 모리아티와 그의 부하들이 각종 서류를 보관하는 작은 방에 생각이 미쳤다. 짐이 그 방에 어떤 보안 장치를 해놓았을까 우려가 되었지만 짐은 내가 그 방을 찾을 것을 미리 안 듯 했다. 서류실 앞의 거한은 나를 보고 아무 말도 없이 순종적인 태도로 문을 연다.
 기계적으로 한 바퀴 방을 훑어본다. 그리고 짐에게 중요한 것들이 담겨있을 법한 위치의 서류함을 열었다.
 안에는 '리처드 브룩'명의의 공항 티켓이 있다. 리처드 브룩은 짐 모리아티의 가명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여러 곳을 쏘다녔는지 티켓만 추려내 보아도 손에 한 뭉치는 잡힌다.
 나는 짐을 찾아 각 도시를 해멨다. 그가 갈 만한 뒷골목, 음습한 구역이란 구역은 죄다 뒤졌다.

 "짐 모리아티란 자를 압니까? 꼭 만나야 합니다."

 그 질문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무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나를 본다. 나는 그 공포를 안다. 그러나 설명할 수는 없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정말로 죽음의 위기에 처해본 사람이 또다시 그 위기에 처할 때 그런 표정이 나타난다. 죽기 싫다는, 생존의 욕구와 커다란 공포가 맞물릴 때 그런 모호한 표정이 피어난다.
 거기서는 짐 모리어티의 냄새가 풍긴다. 같이 살 때도 묘하게 폐쇄적이었던 그. 무엇이든 특급 기밀인 것을 좋아했던 그의 냄새다.
 그 냄새는 한 곳에서만 풍기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영국 전역에 체인점이라도 세운 듯, 범죄와 밀접한 곳에서는 그의 손길이 닿은 것이 여지없이 보인다. 그에 대한 숭배와 공포가 반영된 루머도 곳곳에 나돈다. 3년에 한 번씩 성형수술을 한다는 둥, 외국에도 영향력을 끼칠 만한 거물이라는 둥, 군대를 모은다는 둥. 그가 할 만한 수술이란 주름 제거를 위한 보톡스 시술이 다 일텐데 말이다.

 

*

 

 그의 흔적을 쫓아다니면서 이상하게 느낀 것은 데자뷰 현상이다. 어디든지 꼭 전에 와 본 것 같다.
 그는 여전히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투명인간을 쫓고 있는 나.

 

*

 

 일반인들은 절대로 가까이 가서는 안되는 위험한 구석, 더러운 발자국의 뒤엉킴, 하도 오랫동안 공포에 쏘여서 그 공포스런 분위기에 찌들어버린 골목. 간밤에 이루어진 범죄의 향기도 아직 남아 있다.
 난 늘 그보다 한 발 늦는다.

 

*

 

 펑크 락 클럽으로 위장한 범죄자들의 둥지에 발을 들여놓자, 때마침 CD를 바꿔끼던 DJ가 나를 보고 말했다.

 

 "또 오셨군요. 잘 지내셨죠?"

 

 펑크 족과 고스 족을 헷갈린 건지 묘하게 두 컨셉이 섞인 화장과 옷을 입고 있다. 스프레이로 빳빳하게 세운 머리칼, 수많은 피어싱으로 남아난 부분이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귀, 시커멓게 칠한 눈 아래와 날카롭게 올린 눈꼬리. 호의어린 미소만 없다면 절대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상이다.
 나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날 아시오?"

 

 그는 내 눈치를 살피듯 킬킬 웃더니 말했다.

 

 "절 시험하세요?"
 "아니, 천만에요."

 

 그가 손가락을 맞대고 문지른다. 긴장의 표시다.

 

 "목요일에 오셨잖아요."
 "목요일에?"
 "바로 거기 서서 보안에 이상이 없냐고 물으셨죠."

 

 도무지 알 수 없는 소리다.

 

 "내가 누군데요?"

 

 그는 살짝 겁에 질려 있다. 애써 웃으며 그가 묻는다.

 

 "정말 시험 아니죠?"
 "그래요,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모리어티씨잖아요."

 

*

 

 그 순간 모든 퍼즐이 맞아떨어진다.

 

*

 

 미묘한 구름의 색채 변화때문에 맞추지 못하고 있던 구름 부분의 퍼즐이 일소에 해결된 듯한 시원함.

 

*

 

 이제 그를 찾는 긴 여행은 끝났다.

 

*

 

 하필 휴대전화의 배터리가 동났다. 나는 호텔 전화기로 존에게 급하게 다이얼을 돌렸다.

 

 "존, 나야. 우리 그거 했어?"
 "뭘?"

 

 그는 오늘도 당직인 모양이다. 목소리에는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만 자다 깬 것처럼 불명확하지는 않다. 다른 남자와 정사를 나누다가 퍼뜩 전화를 받은 것 같지도 않다. 빌어먹을! 이런 걸 하나하나 감지해내는 내 자신이 정말 싫다.

 

 "섹스했냐구?"
 "뭐 잘못먹었어?"

 

 그는 대답을 바로 하지 않고 반문을 한다.

 

 "'예스', '노'로만 대답해."
 "대체 왜 그래?"
 "꼭 알아야 돼."
 "섹스한 거(sex) 말이야, 아니면 사랑(making love)말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비아냥이 섞여있다. 불길함을 느낀 채 나는 되물었다.

 

 "사랑했냐구?"
 "그게 사랑이었나?"
 "그냥 대답만 해! 했어, 안했어?"
 "했지! 섹스하고 증오하고! 넌 섹스 후엔 나를 똥 보듯 해. 우린 늘 그래, '짐'."

 

 추락하는 이 느낌.

 

 "뭐라고?"
 "왜 그래?"
 "내가 누구라고?"
 "'짐 모리아티'! 너 오늘 왜 그래? 안되겠다, 내가 그리로 갈게."

 "아냐 난 지금 집에 없다고!"

 

 존은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한숨을 쉬는 내 옆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넌 약속을 어겼어."

 

 깜짝 놀라 돌아다본다.

 

 "맙소사."

 

 놀람을 자제할 수가 없었기에 꼴사나운 소리를 하고 말았다.

 

 "존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했지. 내 부탁은 그거 하나였는데!"

 

 그는 조금 화난 기색이다. 그러나 그가 화를 내든 말든 내 알 바가 아니다.

 

 "왜 다들 날 너로 아는지 대답해봐."

 

 그는 오늘도 다른 고급 정장을 쫙 빼입었다.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나에게 그는 자랑하든 수트 재킷의 깃을 매만지며 '웨스트우드라고.'라고 뻐긴다.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이기지 못한 그는 내가 앉아 있는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그가 입을 열었다.

 

 "몰라서 물어?"
 "그래, 몰라."
 "알잖아. 생각을 해보라구, 이 '똑똑'한 양반아."

 

 그는 우아하게 깍지를 끼고 의자의 등받이에 기댄다. 나는 멍청하게 중얼댄다.

 

 "모르겠어."
 "말해봐, 셜록."

 

 모든 알 수 없는 일에는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실에만 집중한다.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남은 것은 아무리 이상하고 믿기지 않더라도 사실이다.
 나는 떨리는 입술로 단 하나의 결론을 뱉어냈다.

 

 "우린 동일인이야."

 

*

 

 "정답."

 

 그는 노래하듯 읊조렸다.

 

 "이해가 안되."

 

 내가 멍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가 1더하기1이 왜 2인지 물어보는 사람에게 보내는 듯한 눈길로 말했다.

 

 "넌 너무 지루했어."

 

 지루했기 때문에?

 

 "그래서 넌 변화를 원했지만, 다른 사람이 저지른 사건을 풀어내는 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었어."

 

 그 도노반이라는 여자 말야, 은근히 감이 좋단 말야? 그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 그리고는 말을 계속했다.

 

 "게다가 너의 고상한 도덕 관념때문에, 혼자선 그걸 할 수 없었어. 그래서 상상해 낸게-"

 

 그가 극적인 몸짓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나야."

 

 아니, 그가 가리킨 것은 나일지도.

 

 "난 네게 없는 걸 다 갖췄어. 과감성, 정력, 행동력, 게다가 자유로움까지."

 

 그가 빠른 속도로 떠들어댄다.

 

 "누구나 매일 상상 속에서 변화를 꿈꾸지만 너처럼 실천하지는 못해. 넌 때론 날 지켜보기도 하고, 때론 네 자신이 되지."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 집은?"
 "네가 빌린 거야."
 "그럼 네 직업은?"
 "네가 약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언제나 컴퓨터를 붙잡고 살지."
 "넌...존과 잤잖아."
 "네가 잔 거야. 뭐, 내가 잤니 네가 잤니 해도 결과는 동일하지만."
 "이런 맙소사(Bloody hell)."

 

 그는 턱을 문질문질하더니 일어나서 수트의 구김을 가지런히 하며 말했다.

 

 "문제는 존이야. 그 병아리는 아는 게 너무 많아. 존을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하자구."

 

 처리, 라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존을 죽이기라고 하겠단 건가? 미쳤군."

 

 그가 귀가 멍멍할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아니, 미친 건 너야!"

 

 순간 압도당한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안색을 가다듬고 말했다.

 

 "싸울 시간 없어."

 

 순간 눈 앞이 흐려진다. 이번에는 마취제를 맞지도 않았는데...

 

*

 

 "체크아웃 하시겠습니까?"

 

 카드를 내밀었다. 마이크로프트 명의의 카드다. 이 카드면 어디든 무사통과다. 별다른 절차는 없겠지 싶어 짐가방을 들고 돌아서려는데 직원이 나를 불러세운다.

 

 "죄송하지만 이 통화 목록에 서명을 해주셔야 합니다."

 

 통화 목록을 죽 훑어내린다. 시간은 새벽. 내가 정신을 잃고 나서 바로이다. 국번을 보았지만 전 영국에 걸쳐 골고루도 전화를 걸었다. 나는 굳은 표정으로 서명을 하고 자리를 떴다.

 

*
 
 마이크로프트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지만 자동응답기만이 나를 맞아준다. 형에게 연락이 닿기를 포기한 나는 곧바로 존을 만났다.

 

 "존!"

 

 그는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나에게서 멀어진다. 휘청거리는 걸음의 그를 금세 따라잡은 나는 그와 처음으로 식사한 펍에 끌고 갔다.

 존은 할 말이 있다는 나에게 제압당해 억지로 이 곳에 앉아있기는 했지만 기회만 있으면 금방 나가버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를 살피는 사이 존이 문득 말했다.

 

 "네 졸개들이 날 죽이려고 했어. 맙소사. 간신히 경찰을 불렀기에 망정이지."

 

 그의 말을 더 들어주고는 싶었지만 언제 짐 모리어티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그의 말을 끊고 말했다.

 

 "못미덥겠지만 내 말 좀 들어줘."
 "또 날 속이려고?"
 "날 믿어야 해."
 "너 상대하는 거 싫어."
 "그 맘 이해해."

 

 마침 다가온 안젤로에게 커피를 주문했다.

 

 "오 셜록, 너에겐 언제나 뭐든지 무료라는 거 잘 알면서. 게다가 네 데이트 상대에게도."

 

 존과 여길 올 때마다 지겹게 들었던 소리라 그는 더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안젤로가 주방으로 가자 존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딱 30초 줄게."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내가 이상하게 행동한 거 알아. 내가 1인 2역을 한 거야."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그래. 아마도 이중인격이 발현된 거라고 생각해. 존, 우린 좀 애매한 관계였지만 내가 너에게 한 행동은 분명히 옳지 않았음을 난 잘 인지하고 있어."

 

 그는 한숨을 푹 쉰 후 체념조로 말했다.

 

 "이제 와서 그건 상관없어."
 "잠깐, 15초! 15초만 더 내 말을 들어."

 

 나는 그를 보며 말했다.

 

 "듣기만 하면 돼. 난 사과하고 싶어. 왜냐면,-"

 

 난생 처음 하는 고백은 떨린다.

 

 "내가 널 좋아하는 걸 깨달았어."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야.

 

 "그래?"

 

 그는 지친 듯 시큰둥한 기색이다. 나는 더욱 절박하게 그에게 말했다.

 

 "나로 인해 네가 나쁜 일 당하는 건 싫어. 존, 넌 위험에 처했어."
 "뭐?"
 "여길 떠나. 도시로 가지 말고 시골이나 야산에서 캠핑을 해야해."
 "완전 돌았군."
 "내가 널 위험 속에 빠뜨렸어."
 "시끄러워!"

 

 그는 진절머리난 듯 했지만 나는 말을 계속해야만 했다.

 

 "떠나지 않으면,-"
 "닥쳐!"

 

 그가 소리질렀다. 식당 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진다. 다른 사람들이 흘깃거리는 것을 멈추고 자신의 식사에 다시 열중할 때까지 존은 입을 다물고 있다가 말했다.

 

 "셜록, 나도 노력했어, 애썼다고."
 "알아."
 "넌 좋은 점이 많아. 재밌고, 밤일도 끝내주고! 하지만..."

 

 그가 망설이다가 뒤의 말을 이었다.

 

 "넌 환자야. 심각한 정신병 환자. 넌 치료를 좀 받아야 돼."
 "네 말이 맞아. 정말 미안해."
 "미안한 건 피차 마찬가지야. 하지만 더이상 이 짓을 계속할 순 없어. 이젠 못 참아. 참지도 않을 거고. 난 떠날 거야."

 

 그는 주문한 식사도 채 끝마치지 못하고 식당을 급히 나갔다. 나는 그를 쫓아갔다.

 

 "이제 그만해! 널 더는 보고 싶지 않단 말이야."
 "알아. 그렇게 되도록 해 줄게."

 

 나는 지나가던 택시를 잡은 후, 그를 그 안으로 쑤셔넣었다. 그리고 그에게 마이크로프트의 카드를 쥐여주었다.

 

 "자, 어서 이 택시를 타고 떠나.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어서!"

 

 존이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왜 이러는 거야?"
 "네 행선지를 내가 알면 네가 위험하기 때문이야. 널 지켜주고 싶지만 나는 그럴 수 없어."

 

 내가 주절거리는 것을 막고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 카드 멋대로 쓰고 다닐 거야. 위자료로 칠 거니까."
 "명심해, 존. 당분간 큰 도시에는 가지 마."

 

 내가 주의할 사항을 몇 가지 더 말해주려는데 그가 말했다.

 

 "짐, 아니 셜록, 아니,...네 진짜 이름이 뭐든 간에, 넌 내게 악몽이었어."

 

 그리고 택시는 쌩 하고 떠났다. 혹시라도 내가 그의 행선지를 추론해낼까봐 택시를 일부러 외면한 채로 나는 짐, 아니 나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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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스MK-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