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존짐/중편/파이트클럽AU

 

 '짐 모리어티'를 아냐고, 다들 내게 묻는다.

 

 "3분 남았다~곧 폭발할 거야!"

 

 내 입에 총구를 쑤셔넣은 채, 그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정신나간 듯 낄낄거린다.

 

 "끝으로 한 말씀 해야지?"

 

 총을 물고 있으면 발음이 새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입을 우물거리자 그가 다소간의 아량-이걸 아량이라고 해석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을 베풀어 총을 입에서 빼준다.

 

 "아무 생각이 안나는군."

 

 난 잠시 후에 있을 대참사를 깜박 잊고, 저 총이 과연 깨끗할지를 생각했다.

 

 "이제야 슬슬 재미있어지네."

 

 그가 총을 들고 뒷짐을 진 채로 전면의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나는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은 그대로 얼굴을 돌려 그의 얼굴이 향하는 방향을 바라본다.
 그렇다.
 여긴 대참사를 감상할 나를 위해 모리어티가 배정해준, '셜록' 한정의 로얄석. 

 총칭 '초토화작전'의 폭파 부대는 내가 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의 12개의 거대건물을 폭약으로 도배했다. 2분 후면 연쇄적인 폭발로 인해 몇몇 동네는 쑥대밭이 되어버릴 것이다. 모리어티가 알고 있기에,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2분 30초. 우린 큰일을 한 거야."

 

 난 문득 깨달았다. 그가 들고 있는 총, 건물에 설치한 폭탄, 그리고 그가 설파해온 혁명 나부랭이가 '존 왓슨'이라는 남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

 

 그러니까 그건, 내가 다섯 살 때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어릴 때는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가 급사하신 후에는 형인 마이크로프트와 함께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할 때부터의 이야기다. 다만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간과한 점은, 마이크로프트도 아스퍼거 증후군에 걸린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마이크로프트는-항상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종종, 아니 가끔은-나보다 똑똑했기 때문에 아스퍼거 증후군 특유의 증상을 숨기는 것에 능했다.
 어쨋든 간에, 어릴 적부터 정신병원을 제집처럼 출입하느라 홈즈 가문 혈통에 잠재하는 것이 분명한 비사교적인 유전자는 더욱 활발히 날뛰었다. 솔직히 지금 와서 말하건대 정신병원에서 준 약이 나에게 있다고 의심되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증상을 치유하는 데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마이크로프트는 내가 약을 성실히 먹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 일곱번째 생일 선물로 받았던 스마트폰으로 병원에서 처방한 약들의 세부 성분을 검색해 본 결과 그 알약들은 멀쩡한 사람을 둔탱이로 만드는 것 외에는 별다른 효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내 판단이 옳다는 것을 믿고 있다.

 

*

 

 잠깐, 그 후로 다시 가자.

 난 6개월간 불면증에 시달렸다. 잠을 자지 못하면 모든 게 희미해진다. 마치 복사를 계속한 탓에 점점 흐려지는 복사 결과물처럼.

 우주에 관해서는 조금도 알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그 우주 탐험이라는 허울만 좋은 것이 대기업의 배를 불리고 그것을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건 알고 있다.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처넣어진 채 밑바닥에 남아있던 스타벅스 커피가 똑똑 흘러내리는 것을 보며 관자놀이는 주무르고 있는 내게 레스트레이드가 다가와 서류를 내밀며 뭐라고 말한다.

 

 "여기 지난 번에 네가 감식반에 의뢰한 먼지의 감식 결과가 나왔어."

 

 레스트레이드는 지루해서 죽어가는 내게 가끔 사건을 던져주는 형사다. 화요일에는 늘 저 청색 넥타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떡하고요?"
 "이게 먼저야. 우린 지금 출발해야 해."

 

 도노반이 가져다준 커피의 카페인이 내 커피 안에 담긴 것보다 배라도 되는 듯 그는 힘이 넘쳤다.

 귀가 후에는 언제나 코카인 한 모금. 나는 부인할 수 없는 약물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사용해본 적이 없는 약물, 특이한 약물, 또는 새로운 조합의 약물은 꼭 사서 써 봐야 직성이 풀렸다. 최근에는 담배에 맛이 들려서 지금 거실은 내가 피운 담뱃재로 범벅이 되어 있다. 244가지의 담뱃재 중 어떤 것이 가장 나를 몽롱하면서도 비정상적 활기에 넘치게 만들어 줄 것인지 나는 연구한 것이다. 내겐 없는 담배가 없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든 손으로 직접 말아서 만든 수제 쿠바산 시가까지 종류별로 다 갖추고 있을 정도였다. 어릴 땐 현대의 범죄 사건 목록을, 이젠 향정신성 약물의 분석에 골몰한다.

 

*

 
 "불면증으로는 죽지 않아요."
 "몽유병은요? 졸다가 깨 보면 엉뚱한데 가 있어요."
 "긴장을 풀어야 해요."
 "약은 처방해주시지 않는 건가요?"

 

 의사가 약을 처방하길 기다린다.

 

 "아뇨, 잠만 잘 자면 약은 필요 없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야채를 더 많이 먹고 운동을 하세요."

 

 망할 앤더슨, 넌 의사도 아냐! 라고 소리치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필사적인 불면증 환자의 호소를 꾸며내었다.

 

 "제발, 너무 고통스럽다고요!"

 

 그가 돌아서서 말했다.

 

 "고통스럽다고요? 화요일에 감리교회에 가서 전쟁 귀환병들을 보면 그 말 못 할 겁니다."

 

 그리고 나는 진짜로 감리교회로 갔다.

 

*

 

 갔더니 고통은 커녕 전쟁 폭격이나 사격으로 생긴 신체 장애로 인해 자기 연민에 푹 빠져 추하게 울어대는 멍청이들만 가득하다. 그리고 우두머리 격인 심리 치료사는 "토마스를 격려해줍시다, 여러분."이라고 지껄이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이 이런 고통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니 자신도 얼마든지 자기 연민을 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가 되어 준 토마스에게 "고마워요, 토마스."라고 지껄인다.

 

 "여러분의 용기 있는 모습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계집애처럼 징징 짜는 모습이겠지.

 

 "이제 1대1로 앉아 토마스처럼 터놓고 대화해 봅시다. 짝을 만드세요."

 

 일단 왔으니 중간에 나가는 것은 어색할 터였다. 또한 전직 군인인 찡찡이들의 군상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 보니 지루하지는 않던 터여서 조금만 더 있어보기로 했다.
 그때 그 또한 처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는 듯, 무리에 동화되지 못 한 채 나를 향해 어색한 시선을 돌린 남자가 보였다. 짧게 자른 밀짚 색깔의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남자다. 평소 성격은 대찬 듯 하지만 지금의 익숙치 않은 상황에 불안한 듯 시선을 떨고 있다. 그러다가 그가 결심한 듯 절뚝이며 나를 향해 다가온다. 그 괴상한 걸음걸이라니.
 어느새 내 가까이 다가온 그가 자기 손을 내민다. 얼떨결에 악수를 했다. 빌어먹을 영국 신사의 반사 행동이란. 내가 미처 손을 빼내지 못한 사이 그가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난 '존'이라고 합니다."

 

 하나 빼먹고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이런 심리치료회동에서는 언제나 성 없이 이름으로만 서로를 지칭한다.

 

 "압니다, 존.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인가요, 이라크인가요?"

 

 그가 잠깐 굳어있다가 말했다.

 

 "뭐라고요?"
 "어디죠? 아프가니스탄인가요, 아니면 이라크인가요?"

 

 그가 망설이다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입니다. 미안하지만 어떻게 알았죠?"
 "그리고 당신의 주치의는 당신이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림프관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죠. 유감이지만 그 진단은 정확한 것 같군요."

 
 그가 '그걸 대체 어떻게 안 거지?!'라는 겁 먹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평범한 반응이다. 나는 갑자기 지루해져 그의 손을 놓고는 코트를 챙겨입었다. 그가 나를 잡고 묻는다.

 

 "당신 그걸 어떻게 알게 된 겁니까?"

 

 그의 눈빛이 약간의 공포감, 그리고...호기심, 놀라움 등으로 가득하다. 한 번 반응을 떠 보기로 하고 입을 열었다.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본 겁니다. 일단 이 모임에 온 것 자체, 그리고 짧게 친 머리는 군인 티가 물씬 나죠. 하지만 당신 재킷의 안쪽에 보이는 그 배지는 여기 보이는 다른 전직 군인들과는 다르게 당신이 군의관이었다는 걸 증명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의가사 제대했다는 사실은 당신을 보면 나오는 사실이죠. 당신의 얼굴은 검게 탔지만, 손목 위론 타지 않았습니다. 외국에 나가긴 했지만 선탠하러 해변에 갔다온 것은 아니란 겁니다. 그리고 그 다리를 보면 의가사 제대했다는 사실은 당연한 겁니다. 게다가 그 정도의 검기로 피부가 탈 정도라면 중동. 중동에 가는 영국 군인들의 배속지는 아프가니스탄 아니면 이라크 정도죠."
 "주치의의 진단 내용에 관해서는 어떻게 안 거죠?"
 "걸을 때는 림프관의 문제가 진짜로 있기 때문에 잘 걷지 못하더군요. 그러나 아까 서 있을 땐 멀쩡해 보였죠.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인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심리적인 이유란 부상의 원인이 된 환경이 트라우마라고 추론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주치의가 있는 건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이 다음 질문일 것 같아서 미리 말하는 건데, 당신은 심리적인 림프관 이상을 겪고 있죠. 그렇다면 당연히 주치의도 있을 거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나를 멍 하니 보다가 말했다.

 

 "그거...놀라운데요?"

 

 그의 반응에 오히려 내가 약간 당황하여 반문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가 당연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물론이죠. 대단해요. 정말 대단합니다."

 

 내가 맥이 빠져 말했다.

 

 "사람들은 보통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더군요."

 

 그가 물었다.

 

 "보통은 어떻게 말하는데요?"
 "재수없어!"

 

 내가 과장된 어조로 말하자 그가 큭큭 하고 웃는다. 그러다가 주위를 살핀다. 가만 보니 우리 빼고는 다들 서로를 부여잡고 엉엉 울고 있다.

 

  존과의 짧고도 즐거운 대화 후에 집으로 갔다. 그 날 밤 만큼은 약 생각이 나지 않았고, 곧바로 잠이 들었다. 망각으로의 침잠, 어둡고 고요한 평화. 나는 자유를 찾았다.

 

*

 

 불면증이 언제 있었냐는 듯 싹 사라진 후로 나는 모임 중독자가 되었다. 그저 모든 것을 다 포기한 듯한 체념적인 슬픈 얼굴로 있으면 제일 동정을 받는다. 그들이 크게 울면 난 더 크게 울었다. 나는 죽어가지도, 아프지도 않았고, 단지 살아 숨쉬는 이 세상의 일부였다. 그렇게 나는 인간의 감정을 흉내내는 것을 습득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 즐겁고도 스릴 넘치는 학습의 과정을 '존 왓슨'이 망쳤다.

 

 "당신은 아픈 데가 없으면서도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는데, 왜죠?"
 

 그걸 들킨 것은 내가 가는 환자들의 모임이 일반적으로 허름한 병원의 세미나실을 야간에 빌려 열린다는 사실때문이었다. 전직 군의관이고 다리를 심하게 저는 것 외에는 훌륭한 의학 대학의 박사 학위와 경력을 가진 존은 바르톨로뮤 병원에 야간 응급실 의사로 재취직하여 힘들게 생계를 잇고 있었다. 존이 그 병원에서 일하는 것은 하등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백혈병 환자, 악성 빈혈 환자, 결핵 환자들의 모임이 그 병원의 빈 세미나실을 빌려서 진행된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되었다.
 그는 내가 여러 모임에 동시다발적으로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여 주었으나 나와 어쩌다가 눈이 마주칠 때 만큼은 그의  동그란 푸른 눈으로 없던 양심에 가책을 주었다.

 

 난 나흘 간 한숨도 자지 못했다. 불면증일 때는 잠도 못 자지만 깨어있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그렇게 존의 시선을 견디다 보니 불면증은 다시 찾아왔다.

 

 존은 참 찝찝한 존재였다. 건드리면 안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혀로 자꾸 건드리게 되는 입 천장의 상처 같은 존재.
 그리고 그 찝찝함을 참지 못한 나는 나에게도 충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모임의 쉬는 시간에 충동적으로 그를 찾아 끌고 구석진 곳으로 갔다.

 

  "당신은 내가 병이 없으면서도 그런 모임에 간다는 사실을 알아."

 

 일부러 그를 화나게 하려고 무례한 말투를 써 보지만 그는 여전히 정중한 말투다.

 

 "그래요, 난 대체 당신같은 멀쩡한 사람이 왜 그런 모임에 들락날락하는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알 것 없어. 그냥 그런 또라이가 하나 있다고 치고 앞으로 날 쳐다보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폭로할 겁니다."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뭘?"
 "당신이 가짜로 환자 행세를 한다는 것."

 

 그가 나를 혐오하는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생각대로 잘 되갑니까? 남들의 고통을 보며 속으로 비웃는 거 말이죠."

 

 존이 양심의 가책을 주는 눈으로 쳐다보는 걸 무시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가 나를 혐오하는 눈빛으로 보는 것은 더욱 슬프다.
 털어놓을까 말까.
 나는 망설이다 말했다.

 

 "이건 내게 중요한 모임이야."
 "왜 그런 짓을 하는 지 말해봐요."
 "글쎄..."

 

 나는 핑계를 지어낼까 하다가 관두었다. 이 남자에게만큼은 속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죽음 앞에선 다들 솔직해져."
 "거짓으로 얼굴을 꾸며내지 않고 말이죠?"

 

 의외로 내 의도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그에게 나는 조금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래."

 

 이왕 말한 김에 다른 것도 조금 털어놓았다.

 

 "이런 모임에 너무 많이 나가면 중독된다는 거 알아?"
 "정말입니까?"
 "농담하는 거 아냐. 그리고 너처럼 내 정체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난 그 솔직한 얼굴을 관찰하는 데 써야할 집중력이 없어져."
 "솔직한 얼굴을 보고 싶다니, 그건 너무 이기적이잖아요. 당신 혼자서만 아픔을 가장하고 남의 아픔을 구경하겠다니."

 

 그가 진저리난다는 얼굴로 돌아섰다. 한 쪽 다리를 질질 끌며 복도를 걸어가는 그를 황급히 잡았다.

 

 "잠깐 기다려! 내가 너의 다리를 고쳐준다면, 용인해 주겠어?"

 

 그가 황당한 소리를 듣는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다리를 고쳐준다니, 당신이 의사라도 됩니까?"

 

 그는 걸음을 서둘렀다. 나는 그를 따라갔다. 당직실에서 식은 커피를 홀짝이는 다른 동료들에게 '간식을 좀 사올게요'라고 한 후 그는 내가 따라오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잡아탔다. 문이 닫히기 직전 엘리베이터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 나를 존은 애써 무시했다.
 내가 왜 이렇게 필사적으로 그를 잡으려 드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나는 이래 뵈도 자문 탐정이야. 내가 만들어낸 말로, 세계에서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딱 한 명밖에 없지."
 "그리고 그게 당신이고요?"

 

 그가 응수했다. 혼자 떠들어대는 내가 불쌍해 보였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지금은 이 남자의 연민을 붙잡아야 할 때다.

 

 "경찰에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 생길 때-거의가 그들에겐 해결 불가능한 사건이지만-나에게 의뢰를 해. 그리고 나는 그 요청을 들어주고."

 "경찰들은 아마추어에게 사건을 상담하지 않습니다."
 "맞아."

 

 그리고 나는 그를 보며 슬쩍 미소지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아마추어가 아니라는-"
 "아마추어가 아닌 정도가 아니지. 난 프로 그 이상이야."

 

 코트 목 깃을 세우는 나를 보며 그가 피식 웃었다.

 

 "그거...그거 습관인가요?"
 "뭐가?"
 "왜 그...신비로운 척 하면서, 광대뼈를 그렇게 하고...현명하게 보이려는 그거 말입니다. 전에도 몇 번 그러는 걸 봤습니다만."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는 마음이 살짝 풀린 건지 쿡쿡 웃으며 핫도그를 주문했다. 그리고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려는 그를 내가 잡았다.

 

 "연락처를 알려줘야지."
 "뭣 때문에요?"
 "아까 말한 그거, 같이 하자고. 당신은 전직 군의관이었고, 많은 시체와 죽음을 경험해왔겠지."
 "그렇긴 합니다만..."

 

 그가 망설였다.

 

 "좋아요. 하지만 나는 지금 금전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러니 야간 병원 일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선까지만 도와줄 겁니다."
 "마음대로 해."

 

 나는 그의 명함을 한 장 가져갔고 그의 손바닥에는 내 휴대전화번호를 적었다.
 우린 그렇게 함께 낮에는 함께 사건을 해결했고, 밤에는 각자의 일에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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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스MK-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