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MES, HANNIBAL and HOLMES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겸 자문 탐정 셜록 홈즈

유명 연쇄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영국 정보부 수장 마이크로프트 홈즈

 

전직 군의관 출신 프로파일러 존 H. 왓슨

FBI 프로파일러 윌 그레이엄

스코틀랜드 야드 경사 그렉 레스트레이드

 

BBC SHERLOCK X NBC HANNIBAL

 

 

http://blog.naver.com/solid_white/150172110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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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셜/마셜/에페보필리아/제인 에어+비밀의 정원 참고

 

 

 퇴역 군의관 존 왓슨이 사용인을 택하는 데에 까다롭기로 소문난-어느 귀족 가문이 그렇지 않겠냐마는-홈즈 가의 간병인으로 별다른 절차 없이 고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저택의 주치의인 마이크 스탬포드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을 들이기를 극도로 꺼리는 저택의 주인의 성향 탓에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일할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해 신혼여행을 떠나기 일 주일 전까지 발을 동동 구르던 스탬포드는 마침 부상으로 의가사제대한 의대 동문이자 친구인 존 왓슨을 낚아채다시피 서섹스의 홈즈 저택으로 데려왔고, 다행히도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약간의 마뜩찮아하는 기색을 보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탬포드의 대리인으로 존 왓슨을 저택에 들이는 데에 승낙 의사를 표한 것이다.
 존으로서도 다소 성급하게 결정되었다는 점 외에는 나쁘지 않은 전개였다. 군인 연금은 비싼 런던의 물가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막 귀국한지라 변변한 거처도 없었기 때문에 숙식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더욱 안성맞춤의 기회였다.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되는 건가?"
 "도련님을 간호하면 돼."
 "도련님?"

 상류사회의 중심부에서 위세를 떨친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지방 유수의 명문가를 꼽는 데에는 단연 한 손에 꼽히는 홈즈 가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특히 가족관계에 대한 사항이 그랬다. 가문마다 한두 명씩은 존재하게 마련인 난봉꾼과 말썽꾼 때문에 오늘은 어느 하녀를 건드려서 사생아를 보았다느니,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가문의 여식과 야반도주를 하여 앞길을 망쳐놓았다느니 하는 지저분한 소문이 난무해 오히려 어떤 풍문이 진실인지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런저런 가십으로 시끌시끌한 여타 가문들에 비하면 홈즈 가문에 대한 정보는 극히 드물었다. 현 당주의 이름이 마이크로프트 홈즈이며 영국 정부의 미관말직을 차지하고 있고 아직 미혼이라는 점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는 것밖에는. 사교계 풍문이라면 촉각을 곤두세우는 호사가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군인인존 왓슨으로 따지면 그 정도 아는 것으로도 많이 아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련님이라니, 홈즈 씨의 아드님인가?"
 "아니, 동생이야. 나이차이가 꽤 나는 남동생이지. 자세한 건 저택에 가면 알 수 있을 걸세."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는 스탬포드를 보며 존은 질문을 억눌렀다. 하긴 홈즈 가문 정도의 신사 집안의 작은도련님이라면 한창 사교계 파티를 전전하며 놀아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데 굳이 주치의를 상주시키고 주치의가 자리를 잠시 비우는 때까지 간병인을 들여 가며 애지중지한다는 것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말 못할 사정의 대부분은 알아 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존 왓슨은 군인 특유의 직감으로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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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마이크로프트/셜마/마이크로프트 오른쪽 합작 프로젝트 제출 원고/약수위

 

 

 금붕어의 꿈이었다.
 느리게 유영하는 금붕어.
 팔랑거리는 금빛 지느러미.
 희끗하게 거스러미가 일어난 몸뚱어리.
 헤엄칠수록 흐들흐들 떨어져나가는 비늘조각.
 현탁액의 응어리처럼 부유하는 파편.
 어항 바닥으로 천천히 천천히 가라앉는 비늘.
 이윽고 그는 힘없는 헤엄을 그치고 하얀 배를 수면에 떠올린다.
 그 순간,
 하얀 손가락이 수조 벽을 퉁퉁퉁 두드린다.
 그 소리에 퍼뜩 잠에서 깨었다.

 두통이 엄습한다. 최근 들어 드문드문 찾아오는 고통은 흔히 묘사하듯 두개골을 쪼갤 듯 강렬하진 않았으나 몹시 성가신 종류의 것이었다. 침대에서 상반신을 일으킨 마이크로프트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감싸고 숨을 내쉬었다. 억지로 물에서 건져올려진 금붕어의 아가미가 팔딱이는 듯한 가파른 호흡을 한 차례. 두통에 이어 찾아오는 미약한 호흡곤란 증상은 공황장애에 뒤따르는 증세의 일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마치 남의 일인듯 무감각하게 떠올려본다.
 발작과도 같은 두통을 겨우 진정시키고 나자 그를 꿈에서 깨워낸 소리가 다시 들렸다. 쿵쿵쿵.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세 차례. 이어진 목소리는 착각할래야 착각할 수 없는 이의 것이었다.

 나야.

 문 열어.

 하고 싶은 말은 잔뜩 있었다. 하고자 한다면 못할 말도 없었다.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니. 무례하기 짝이 없구나. 이렇게 밤늦게 오는 거 실례라는건 잘 알고 있을테지.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셜록 홈즈가, 알아주는 워커홀릭인 마이크로프트마저도 이미 깊이 잠들었을 시간에 그의 사저를 방문한다는 것은 웬만큼 다급하지 않고서야 일어날 리가 없는 일이라는 것을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모두 잘 안다. 또한 마이크로프트는 특히 이번 방문의 저변에 깔린 이유에 대해서만큼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 아니 이미 어제의 일이 되어버린 결혼식 때문이리라.
 닥터 존 왓슨의 결혼식.
 서서히 맑아지는 정신으로 마이크로프트는 확신에 가까운 짐작을 하며 나이트 가운을 걸쳤다. 매사에 정치적인 저울질을 하는 것이 일상화된 마이크로프트로서는 될 수 있으면 타인에게는 최대한 공적인 모습의 자신만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지금 대면할 상대는 복장을 가다듬는다고 해도 한꺼풀 아래의 이면을 간파해낼 수 있는 사람이므로 사소한 요소에 크게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합리화에 가까운 생각으로 느슨한 옷차림으로 나서는 이유를 만들어내었다.
 옷매무새를 추스린 마이크로프트는 인터폰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전송되는 비디오 화면을 바라보았다. 색이 바랜 화면에 가득한 셜록이 렌즈를 통해 그를 마주 바라본다. 그답게 직선적이고 숨김없는 시선이지만 피로한 기색이 은연중에 엿보인다고 생각되는 것은 단순히 영상의 화질이 조악하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면 다른 이유에서일까.
 사형수의 고해 시간처럼 짧고도 긴 시간동안 조용히 화면을 응시하던 마이크로프트는 문을 열기 직전의 마지막 심호흡을 내쉰 후 현관 개폐 버튼을 눌렀다.

 도어벨의 카메라 LED는 그를 응시하는 것처럼 오래도 켜져있었다. 빨갛고 작은 불빛과 눈싸움을 하기를 수 분, 마침내 망설임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처럼 문이 조용히 열렸다.
 열린 문을 통해 저택 안으로 발을 들인 셜록은 복도를 걷다 문득 피식 웃었다. 지나치게 물러진 자신에 대한 조소였다. 확실히 존의 결혼은 그에게 있어 큰 타격을 주었다. 규칙적이고 편안하게 정착한 일상의 틀을 깬다는 측면에서도, 무의식중에 존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자신의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진정 귀중한 것의 가치는 그것이 사라졌을 때에야 실감할 수 있다는 다소 진부한 경구가 떠올랐다. 그에 한층 입가에 띤 쓴웃음의 기색을 짙게 하며 셜록은 걸음을 더욱 빨리 했다.
 그는 존 왓슨을 사랑했던 것일까? 지금에 와서는 셜록이 존에게 품고 있던 감정의 정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를 지배하고 있는 감정이 절친한 친구가 결혼하여 그만의 인생을 꾸린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 그렇지 않으면 미처 토로할 사이도 없이 종결을 맞은 짝사랑에서 비롯된 슬픔인지...
 확실한 것은 존은 셜록의 인생에 존재해왔던 기간에 비해 그의 인생에서 거대한 비중과 무게를 차지하고 있었고 셜록은 지금 그 굳건한 반석이 사라진 여파로 인해 몹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고 많은 곳 가운데 하필이면 마이크로프트의 집이라니. 갈 곳이 그렇게 없었던가. 심정적으로 괴롭다고 해서 곧장 마이크로프트에게로 향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마치 상처입은 짐승이 조용히 제 보금자리로 회귀하여 몸을 누이고 찢기어 피를 흘리는 환부를 핥아대는 것처럼, 그런 상냥한 위로를 기대하는 것인가. 마이크로프트에게서 그런 행동을 기대해보았자 소용없다는 것을 그 자신이 더욱 잘 아는데 말이다. 그는 동생의 심적 고민을 형답게 보듬어준다던가 할 수 있는 위인이 절대 아니었다. 서로 상처가 곪아서 썩어들어간다 할지라도 차라리 부패해 죽고 말지언정 서로 약한 데를 드러내보이고 핥아준다는 건 불가능했다.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사이의 관계는 각자 개인의 특수성때문에 어느 형제보다도 밀접했지만 일반적인 형제 간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역학의 상궤에서는 한참 벗어난 것이었으니까.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셜록은 굳이 마이크로프트에게 올 수밖에 없었다. 집주인의 성미를 반영하듯 우아하게 장식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메마르고 강퍅한 분위기를 떨치지 못한 복도과 방문들을 지나치며 그는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한숨을 쉬는 그의 귓가로 목소리가 내리꽂혔다.


 "담배나 한 대 피우련?"

 마이크로프트였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극히 평온한 목소리와 담담한 어조에 적이 안심하며 셜록이 대꾸했다.

 "금연 중이야."

 셜록이 사양하자 그건 이미 집어치운지 꽤 되지 않았니, 라고 말한 마이크로프트는 외려 그 자신이 담배를 끄집어내어 입에 물었다. 잠시 침묵이 깔리는 동안 찰칵 하는 라이터의 발화음이 들렸다. 셜록은 작은 오렌지색 불길이 뱀처럼 쉿쉿거리는 소리를 내며 담배 끝부분을 태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겉담배만 피우는 주제에 꽤 맛있다는 듯이 필터를 빨아대는 것에 위화감을 느낀 셜록이 고개를 갸웃 하다가 짚이는 것이 있는지 입을 열었다.

 "약은 먹고 있어?"

 마이크로프트가 담배를 문 채로 웅얼거렸다.

 "무슨 약?"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인걸. 문외한인 내 눈에도 형이 공황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게 뻔히 보이는데 말이지."

 문외한이라고 자칭하는 그 사람이 일반인의 범주에 분류하기에는 과분한 관찰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또 모르는 일이지만, 하고 마이크로프트는 생각했다. 셜록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마이크로프트가 자신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챈 셜록의 어조가 신랄해졌다.

 "그놈의 강박증 때문일 수도 있어. 알아들어?"
 "잔소리를 하려고 그 귀하신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행차하신 건 아닐텐데, 셜록."

 입에 문 담배를 내려놓으며 마이크로프트가 짜증이 어린 목소리로 일침을 놓았다. 셜록이 입을 다물었다. 평소처럼 한 마디 했을 뿐인데도 금세 수그러들어 상당히 풀이 죽은 기색의 셜록에게 어린애에게 화풀이를 한 듯한 미약한 죄책감을 느끼며 마이크로프트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정적이 두 사람을 휘감았다. 셜록의 코트자락에 가득 묻어들어온 밤공기의 찬내가 어느 정도 가셨을 때 즈음, 필터 가까이까지 타들어온 담배를 재떨이에 내려놓으며 마이크로프트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키스해줄까."

 속삭임은 바람에 날아갈 듯이 작고 가벼웠다.

 "예전처럼(Just like the old time's sake)."

 셜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무언의 승낙이라고 여긴 마이크로프트는 천천히 셜록에게 다가가 입술을 겹쳤다. 비슷한 키의 두 형제가 입맞춤을 하고 있는 모습은 어색해보이면서도 어쩐지 일상적이고 당연하다는 듯한 뉘앙스가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메마른 입술이 떨어져나갔다. 관능 따위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 단조로운 키스였지만 그에 오히려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즉시 셜록의 입술이 마이크로프트의 입술을 뒤쫓아갔다. 여전히 다물린 채인 마이크로프트의 입술 표면을 셜록의 혀가 부드럽게 핥았다. 가칠가칠한 입술을 타액으로 적시자 미동도 없던 입술이 살풋 열렸다. 그때까지도 셜록의 두 눈은 마이크로프트의 두 눈을 직시하고 있었다. 푸른 불길처럼 빛나는 두 눈의 광채를 견디지 못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입 안으로 침입한 혀의 노골적이고 색정적인 움직임 때문인지, 마이크로프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다가 천천히 닫혔다.
 나약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소극적인 몸짓에 가학심이 불타오르는지 셜록의 키스가 차츰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적극적으로 마이크로프트의 입 안을 휘젓는 셜록과 이따금 안타까울 정도로 감질나게 그 움직임에 응하는 마이크로프트 간의 주고받음이 계속되었다.
 미묘한 기세 싸움처럼 팽팽하던 흐름에서 어느새 셜록이 우세를 점했다. 셜록은 더 못참겠다는 듯 마이크로프트를 벽쪽으로 세게 밀어붙였다. 조금도 만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단단하게 선 두 사람의 고간이 서로를 애무하는 움직임에 따라 옷자락을 사이에 두고 비벼지며 사뭇 애달픈 쾌감을 자아냈다. 가운의 허리끈을 거칠게 풀어내면서도, 코트를 벗기고 벨트의 버클을 끌르면서도 두 사람의 입맞춤은 멈추지 않았다. 겨우 키스가 멈춘 것은 셜록과 마이크로프트가 그의 침실에 도착하고 난 뒤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셜록이었다. 욕망으로 창백한 뺨이 발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다. 냉정하고 이지적인 눈빛은 수컷의 눈빛으로 돌변해 마이크로프트를 위압적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이성을 끌어모아 마이크로프트의 의중을 파악하려 드는 것이 참으로 셜록다운 행동이었다. 그에 마이크로프트가 피식 웃었으나 그도 그다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오랜만의 전희에 잊고 있었던 열기가 몸을 지배했고 심장이 필요 이상으로 두근거렸다. 빨라진 심장 박동에 다시금 숨소리가 가팔라졌고, 거칠 것없이 치솟아오르는 흥분에 고삐를 채우기 위해 애써 심호흡을 하며 마이크로프트가 말했다.

 "현재로써는, 아무 생각도 없어."

 셜록의 눈빛이 의심으로 가득찼다. 언제나 모든 것에 안배를 하기를 좋아하는 마이크로프트에게 무계획적인 행동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계획적이라고 보기에는 더욱 무리였기 때문에 셜록의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이었다.
 그의 혼란에 급제동을 걸기 위함인지, 아니면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것인지 마이크로프트가 다시금 입을 맞추어왔다. 반라의 몸이 가까이 다가오자 조금은 낯설고, 서늘하지만 아련한 향수를 불어일으키는 체취도 함께 가까워졌다. 마이크로프트의 몸을 더듬는 셜록의 손이 떨렸다. 추위에 곱은 손처럼 손마디마디가 둔해지는 느낌이었다. 나긋하게 휜 마이크로프트의 등줄기도 바르르 떨렸다. 감각의 극한에 다다른 예민한 쾌감을 미처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상한 위기감이 둘을 덮쳐왔다.
 마이크로프트가 숨을 헐떡였다. 셜록의 손이 그의 엉덩이를 가르고 들어온 탓이었다. 뜨거운지 차가운지도 모를 온도의 손가락이 오랫동안 아무도 들인 적 없는 입구를 파고드는 감각이 지나치게 선연하게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자제력을 잃어버릴 것같은 느낌에 마이크로프트가 셜록의 어깨를 붙잡았다. 생명줄을 부여잡기라도 하듯 매달리는 마이크로프트를 안심시키려는듯 셜록이 쪼듯이 키스했다.
 다정한 키스가 퍼부어지는 가운데 셜록의 것이 마이크로프트의 안으로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셜록의 성기가 쿠퍼액으로 질척하게 젖어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그래도 성급하게 삽입한 감이 없잖아 있었기 때문에 마이크로프트에게는 꽤나 커다란 압박감이 느껴졌다. 셜록에게도 그 압박감이 전해지는지 낮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벽이 딱딱한 살덩이에 짓눌리는 불편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의 허리에 다리를 휘감고 그를 끌어당겼다. 셜록이 혀를 차는 소리가 멀리서 울려퍼지는 듯 들려왔다. 하지만 그 어감에 약간의 다급함과 함께 욕망이 어려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이크로프트의 보챔에 응하듯, 천천히 진입하기만 하던 셜록의 것이 서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리게 진퇴를 반복하던 그것은 조금씩 속도를 붙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셜록이 피스톤질을 할 때마다 점막이 딸려나가는 느낌에 마이크로프트는 오한이 든 것처럼 몸을 떨었다.
 사지를 불태우는 듯한 쾌감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더욱 갈구하게 된다. 떨리는 입술로 서로를 애타게 찾는다. 멈추지 않는 키스로 가쁜 숨결이지만 질식해서 죽어도 상관없다는 미친 생각마저 든다. 그렇게 둘은 세상에 둘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몸을 섞는다.

 느리게 유영하는 금붕어.
 팔랑거리는 금빛 지느러미...
 아아, 같은 꿈이다.
 여간해서는 꿈을 꾸는 경우가 드문 마이크로프트로서는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꾼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마치 파노라마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꿈은 중반부까지는 동일한 전개를 이어나갔다.
 희끗하게 거스러미가 일어난 몸뚱어리.
 헤엄칠수록 흐들흐들 떨어져나가는 비늘조각.
 현탁액의 응어리처럼 부유하는 파편.
 어항 바닥으로 천천히 천천히 가라앉는 비늘-까지는 이미 보았던 대로였다.
 이제 금붕어는 눈꺼풀이 없는 검은 동공에 힘을 잃고 희디흰 배를 떠올리게 되리라.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쇠약한 금붕어는 힘겹게 고요한 물살 안에서 지느러미를 움직인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커튼자락처럼 부드럽게 물결치는 금빛 지느러미의 움직임을 끝으로-

 다시 한 번 잠에서 퍼뜩 깬다. 눈을 뜨자마자 찬 새벽공기에 잠기운이 깨끗하게 쓸려내려간다.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준다더니, 하고 속엣말을 중어린다.
 옆을 바라보았다. 새어들어오는 햇빛 아래에서 셜록이 자고 있다. 단정한 눈썹은 고뇌를 잊고 고요히 내리깔린 채로 잠의 무게를 이고 있다. 규칙적으로 들썩이는 가슴어림을 쳐다보며 저도 모르게 내 가련한 동생, 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마이크로프트는 어색하게 손을 내밀어 그를 토닥이며 속삭였다.

 Sleep tight, brother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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